일상/백혈병 투병 일기

백혈병 (만성 골수성 백혈병_만성기) 걸린 뒤 후기 2편

Serki 2023. 3. 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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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일 응급실 입원 2일차 

 

잠을 못잤다 새벽 내내 시끄럽고 너무 밝았다 

아침 6시부터 피를 뽑으러 왔다 잠도 덜 깻는데 피를 빼간다 ㅋㅋㅋ

오늘은 골수검사를 해야한다고 골수채취를 한다고 한다 

언제 뽑을진 모르겠지만 때가 되면 와서 뽑는다고 한다 

아마도 뽑을 사람이 아직 출근을 안해서인것 같다

 

어제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 약속 있었던 사람들 가족들 친구들 

친구들은 그냥 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놈들 (장난처럼 던지긴 했다)

진지하게 전화도 해주고 걱정 많이 해주는놈들 

친척들도 걱정해주시고 회사에는 이미 얘기하고 나와서 전 직원이 다 알게 되었고 

전 회사에 약속 잡아놨던 형들한테도 연락했더니 

이미 전 회사에도 다 퍼졌다 

소문 진짜 빠르다 

 

그냥 계속 누웠다가 앉았다가 

옆구리가 이상하게 담이 걸렸는지 불편했다 누울 때 일어날 때 다 불편하다 

그래도 계속 똑같이 있으면 베기니까 움직여줬다 

앉기도 했다가 일어나기도 했다가 처음엔 침대가 누우니까 천천히 눕혀지던데 

고장난거였다... 고정이 안됐던거다 

간호사님께 얘기하니 고장이라고 바꿔 주셨다 ㅋㅋㅋㅋ

그러다가 부모님이 9시쯤 출발하신다고 해서 출근시간 겹쳐서 10시쯤 도착하신다고 한다 

그 사이에 골수채취하러 왔다 

출근해서 준비하고 오신거같다

 

주변에서 골수 채취는 아프다 뭐다 말이 많아서 살짝 걱정됐었다...ㅠㅠ 

너무 아플까봐 

뼈에다가 주사바늘 꽂아가지고 뽑는거니까 ...

마취도 국소로 하긴한다

먼저 마취를 하는데 나는 원래 바늘을 별로 무서워하진 않아서 바늘 찌르는 고통정도는 

참을만 하다 가끔 찌르는걸 쳐다보기도 한다 잘 찌르나 못찌르나 

마취 하고나서 이제 골수 채취 바늘을 꼽는데 

음... 마취해서 그런지 별 느낌 없었다 

바늘은 그랬다... 골수를 4번정도 뽑는다고 한다 

그 뽑는 느낌에서 으으으으 하면서 빠져나가는 느낌이 난다 

그때가 아픈느낌이었다

그렇게 4번의 으으으으 를 느끼고 나서 골수채취는 끝났다

다 끝나고 나서 30분정도 똑바로 누워있으라고 하신다 

채취 부위는 오른쪽 엉덩이 윗쪽 골반 부분이었다 

드레싱을 두껍게 붙여놔서 똑바로 누워서 압박을 시켜줘야 했다 

뽑는시간은 금방 이었다 한 15분? 

그러고 누워있는동안 부모님이 도착하셨다 

 

움직일 수 있게 되고나선 먹을것을 사다 주셔서 먹고 오늘도 역시 

중간중간 혈액검사, 혈압, 체온 하면서 투석? 피 걸러주는 걸 해야해서 

정맥관삽입술을 한다고 한다.

응급실에 있다보니 느낀건데 뭐 한다고 하긴하는데 

언제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ㅋㅋㅋㅋ 그냥 일정이 잡혀있는것만 알 수 있다

사람들과 연락하면서 유튜브 보면서 여자친구랑 연락하면서 (제일 많이 울더라)

마냥 대기한다 그러다가 이제 때가 됐는지 점심시간쯤 지나서 

관삽입하러 올라간다 

 

올라가는건 침대 끌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누워서 2층 혈관 조영실로 갔다 

길은 모른다 ㅋㅋㅋ 누워서 끌어주시는데로 갔을 뿐이라 길을 모르겠다 

그렇게 가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입구쪽에서 잠시 대기하고 있었다 

들어가서 이번에도 국소 마취를 한다 

골수채취랑 관삽입술은 동의서를 받던데 괜히 불안했다 

잘못될 경우를 설명해주고 동의서를 받은거라 

불안하긴 했는데 옆에 보고 누워있었는데 수술천이랑 비닐을 까신다...

피가 많이 나올까봐서일까 ? 

준비과정이 좀 무섭긴 했는데 마취하고 뭐가 혈관으로 넣는다고 들었으니까 

혈관 따라서 뭔가 들어오는 느낌이 난다

그때에 느낌은 심장까지도 뭐가 들어오는 느낌이었는데 그냥 착각이었나보다 ㅋㅋㅋ

다음날 뺄 때 보니까 그렇게 크지않은 관 이었다 

 

목에 덜렁거리는 뭔가가 하나 (혹?) 달린 느낌이다 

느낌이 아니라 달리긴 했지 

그리고 다시 응급실로 왔다 

침대로 왔다갔다하면서 엄마를 짧게짧게 봤다 

응급실엔 보호자 1인만 출입이 가능해서 엄마는 일나가도 손에 안잡힌다고 일단 병원으로 오긴 하는데 

출입이 안되니 로비에서 계속 기다린다..

그러다가 내가 시술이나 치료 받으러 갈때마다 마주친다

나는 침대에 누워서 산소호흡기도 꼽고 링거도 두개꼽아놓고 왔다갔다 하니까 

심각한 느낌이 들긴 할거 같은데 

 

바로 어제까지만해도 출근해서 병원까지 혼자 왔다갔다 했던 사람이다 

하루아침에 진단명 때문에 병자가 됐다 ㅋㅋㅋ

치료는 받긴 해야겠지만 보이는것만큼 심각한 느낌은 아니었다 

지나갈 때 마다 눈인사를 하거나 힘내라고 하거나 잘 하고있다거나 사랑한다고 하신다 

괜히 뭉클해진다 

이제 관도 넣었겠다 3시쯤 투석을 하러 4층 혈액은행으로 간다 

가서 목에 삽입된 관으로 투석 기계에 연결을 해주신다 

그냥 누워만 있으면 된다 옆에서 쌤들이 서로 얘기하시면서 수치가 나오는건지 보시면서 

조절 하시는것 같다 

그렇게 진행 하다가 안정기쯤에 끝나는 시간을 알려주실 수 있다고 하신다 

그렇게 길 줄 생각도 못했다... 초반엔...

화장실을 미리 가지 못했다 ...ㅠㅠ

아니 그보다도 투석 중간엔 기계랑 떨어질 수 없다...ㅠㅠ

그래서 화장실이 급해서 말씀드렸더니 못나간다고 하신다....

그냥 이 자리에서 커텐 쳐 드릴테니 병에다가 보라고 하신다...ㅠㅠㅠㅠ

근데 골수 채취한 부분이 마취가 풀리고 나서는 꽤 아프다 

그래서 침대를 이동 할때도 많이 불편했고 거동이 좀 불편해 보였을 거같다

선생님이 도와주신다고 하신다 (저 혼자 할 수 있어요 ㅠㅠ)

너무 감사하지만 여자 선생님이시기도 하셨고 

나도 혼자 못할정도도 아니었기에 혼자 해결 했다 

휴~~~

그리고 계속 이어서 받았다 

끝난건 6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이렇게 오래걸릴 줄 몰랐다

내려가서 다시 응급실에서 의사쌤이 오셔서 입원을 해야할 것 같은데 자리가 없어서 응급실에 있어야 할것 같다고 하신다

입원 신청서? 결정? 뭐 그런 서류가 내 머리맡에 붙었다 

그런고로 나는 오늘도 퇴원을 못한다 

이때 까지만 해도 나 입원 하나보다 생각들고 

주변에서 연락 올 때도 나 입원하면 한번 오라고 했었다 ㅋㅋㅋㅋ

저녁엔 또 저녁먹고 계속 반복이라 부모님께 들어가서 쉬시라고 했다 

그치만 바로 안가시고 좀 기다리시다가 10시가 다 되서야 들어가셨다 

 

오늘도 집에 못가니 응급실에서 자야하는데 그래도 오늘은 이어폰도 있고 

하루 자봤다고 팁들이 생긴다 ㅋㅋㅋㅋ

마스크 남는걸로 눈을 가려서 안대처럼 쓴다 

어제보단 좀 더 잔거같긴 하지만 그래도 불편했다 

 

시간이 지나서 적다보니 세세한것들은 기억이 잘 안난다 

이렇게 2번째 밤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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