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백혈병 투병 일기

240229_채혈과 골수검사

Serki 2024. 3. 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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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검사를 받고 나서 3개월 정도 지났나 보다 
2주 전에 미리 골수검사와 채혈을 끝냈고 
오늘은 진료만 받으면 된다 
 
오전에 늦지 않게 가려고 했는데 
목요일 오전에 골수검사를 잡은게 잘못이었던 것일까 
차가 엄청나게 막혔다 
목요일 오전 출근시간의 차들과 엉켜 붙어 도착 예정시간이 점점 늘어나 버렸다 
꾸역꾸역 병원으로 도착해서 주차장에 들어가서도 한참 동안 기다리는데
전화가 왔다 암주사실에서 전화가 왔는데 오늘 예약이 되어있는데 
언제 도착하냐는 전화였다 
도착은 했는데 아직 주차를 못했다고 말씀드렸더니 
원래는 채혈을 하고 수납하고 골수채취를 해야하는데 
늦었으니 먼저 골수부터 채취하자고 해서 알곘다고 하고 
주차하고 병원 지하1층으로 올라가서 들어서는 순간 
아차 마스크를 놓고왔다 
요즘 밖에서 마스크를 잘 안 쓰다 보니 마스크 가져오는 걸 깜빡해버렸다 
 
바로 지하에 있는 마트에 가서 마스크 사가지고 착용하고
수납은 먼저 하고 올라오라고 하셔서 수납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자니 
시간이 더 걸릴거 같아서 계단으로 올라가서 도착했다 
이미 옆 병상은 안내받는 중이셨다 
나도 자리 안내받고 병상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고 
내 차례가 되어서 어떻게 검사하는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 안내를 받고 
사인을 다 하고나서 아까 먼저 안내받은 분 먼저 하시고 나서 
내 차례가 금방 왔다 
지난번엔 자리에 한참 기다리다가 받았던거 같은데 오늘은 바로 받았다 
마취를 하고 뼈에 바늘이 꽂히는 그 느낌은 아직도 잘 적응되지 않는다 
예전엔 골수 뽑는 느낌도 다 느껴졌었는데 
지금은 그정도까지 느껴지진 않았고
이 떄가 이제 골수채취를 3번 해보는 건데 
아픈 걸로 치면 백혈병 판정받기 전에 했던 골수검사가 제일 고통이었고 
그다음이 이번이었다 
2번째 받았을땐 별로 아프지도 않았고 아물기도 금방 아물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잘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내 몸상태와 컨디션도 한몫 하는것 같기도 하다
지혈을 위해서 30분정도 병상에 누워서 지혈하고 가도 된다고 하셔서 주사실 밖으로 나왔다
 
이 통증때문에 오늘은 연차를 쓰고 쉬었는데 그래도 내일 출근은 가능하겠지 하고 
다음날은 쓰지 않았다 
 
골수검사가 끝이 나고 수납도 했고 채혈실로 바로 가서 채혈을 끝냈다 
10시 반 예약해서 다 끝나고 나니 12시가 조금 못되었다 
골수 채취를 거의 11시에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검사는 15일날 받았고 
진료는 29일날 받아야 해서 
바로 집으로 가는데 
채혈 결과는 1시간정도 좀 지나면 나와서 핸드폰으로 결과를 확인했다 


모든 수치들이 다 정상범위안에 들어와 있고 
안정적이다 사실 이제는 약을 매일 챙겨 먹는 게 익숙해졌다고 해야 하나 
이제 판정받은지 1년이 되었다 
맨 처음 약을 한 3년 정도 먹어보고 끊을 수 있는 확률이 50%라고 하긴 했지만 
그 뒤에 계속 여쭤봤는데도 우선은 평생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라고 하셨다 
못 끊을 경우도 있으니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근데 약을 먹으면서 수치들이 좋아보이는걸 계속 보고 있으니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반반인 확률처럼 내 마음도 반반이다 
약 평생 먹을 수 있지만 안먹으면 더 좋으니까 
앞으로 이제 2년 이정도만 더 먹어보면 혹시 끊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기도 한다 
 

2월 29일 진료당일 

이날은 회사 업무가 너무 바빠서 전날도 새벽까지 일하다가 집으로 들어갔었다 

다음날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그래도 반차로 병원에 갈 수 있으니까 잘 나와서 점심까지 바쁜 일처리를 하는데 

도무지 끝이 나질 않는다 이거 그냥 가도 되는 건가 하는데 다들 얼른 가라고 한다 

그래서 하던건 좀 마무리하고 어디까지 됐는지 전달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요즘 의사 파업으로 인해서 병원 지연되고 난리 날줄 알았는데 평소보다 지연도 없고 바로 제시간에 진료실로 들어갔다 

한참 내 차트를 들여다 보시고는 

골수검사를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지는 지난번에 듣고 두 번째인데 

육안으로 봤을땐 괜찮다고 하셨다 정상이라고 

그리고 유전자 검사 수치도 정상이고 

혈액 수치도 다 정상이고 

다만 유전자 검사 수치상에 미세하게 뭐가 좀 남아있다고 하신다 

아직 완치판정을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거겠지 하며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텀을 좁혀서 2달뒤에 유전자검사를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은 5월달에 방문하기로 했고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거 같아 다행이다 

 

그래도 약은 더 먹어야 할지 모르지만 

얼마전에 누가 내 병이 무엇인지 물어봤을 때 나는 백혈병이라고 했다 

백혈병도 종류가 있지 않느냐 그게 뭔지 물어봤을때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나도 내 병을 잊고 살고 있었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 

인터넷에 검색해보고 찾아서 다시 상기됐다 

 

내가 백혈병에 걸렸다고 해서 처음엔 너무 무기력하고 나한테 왜 이런 게 걸렸는지 원망했지만 

1년쯤 지난 지금 나는 내 병을 잊고 살고있다 

아무것도 걸리지 않은 사람처럼 열심히 일하고 운동하고 잘 먹고 

남들처럼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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